『불꽃 튀는 미술사』 - 삼국시대
펴낸곳: 백두문화재연구원 출판부
발행일: 2021년 3월 1일
지은이: 주수완
판형: 170*235
페이지: 250
ISBN: 979-11-89589-28-8
가격: 18,000원
저자소개
미술사학자인 저자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대승설법도상의 연구」(2010)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한국미술사연구소 책임연구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고고미술사학과 조교수를 거쳐 현재 우석대학교 유통통상학부 조교수로서 실크로드 교류사, 예술경영, 불교경제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솔도파의 작은 거인들』(2012), 『한국의 산
사 세계의 유산』(2020), 논문으로는 「황룡사 장육상의 제작기법에 대한 연구」(2011), 「강하에서 내영으로」(2013) 등 다수를 발표해 왔다. 이를 통해 한국의 불교미술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걸친 불교미술의 전파와 교류 관계를 양식, 도상 및 제작기법 등 다양한 시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한 <미켈란젤로 앞에 선 불교미술사학자>(2018), <미술사학자와 읽는 삼국유사>(2017) 등을 법보신문에 연재하고 법보신문이 주관하는 성지순례와 답사 프로그램인 ‘선재의 걸음’을 운영하는 등 불교미술사와 인문학 연구의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책은 2015~2016년간 법
보신문에 격주로 연재한 저자의 <쟁점, 한국불교미술사>와 <한국불교미술사의 난제들> 칼럼을 다듬고 모은 것으로 그 전반부에 해당한다
목차
들어가며 2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의 편년 논쟁 7
건흥5년명 금동불광배의 국적과 백제 연호 문제 17
태안마애불의 도상 문제 : 아미타·약사일까, 석가·다보일까 27
서산마애불의 도상 문제 : 봉보주보살과 반가사유상의 특이한 만남 37
불교도상학의 난제, 반가상은 미륵보살상인가 47
경주 단석산 신선사 명문 속의 두 보살은 과연 누구일까 57
오른쪽 어깨를 드러낸 불상들은 어디서 왔을까 69
형식과 양식의 충돌 : 일월식보관 반가사유상의 국적문제 79
삼산관 반가사유상의 국적문제 : 국보 83호 반가상은 백제? 신라? 89
학문적 상상의 향연 : 사라진 황룡사 장육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97
아스카(飛鳥)대불, 화재 후의 복원품일까, 신이(神異)의 증거일까 107
구전(口傳)과 실증(實證)을 넘어 : 구다라관음상은 백제에서 건너간 것인가 117
호류지(法隆寺) 재건·비재건 논쟁과 백제명장(名匠) 도리불사(止利佛師) 127
고구려의 거장 담징(曇徵), 교류의 역사인가 민족주의 설화인가 _ 137
삼화령, 장창곡, 그리고 생의사 석미륵 149
미륵사지와 정림사지의 석탑, 어느 탑이 먼저 세워졌나 159
분황사 모전석탑은 원래 몇 층이었을까 167
건축, 공예, 문헌의 삼중창 : 익산 왕궁리탑의 연대 문제 177
과도기인가 전환기인가 : 선도산 마애불의 양식판단 문제 187
신라 조각승 양지(良志)론 : 그의 출신과 연대 문제 197
사천왕사 출토 녹유소조상 : 사천왕인가, 팔부중인가 207
경북 봉화·영주지역의 복고풍 석불상들은 누가 만들었을까 219
연기군 출토 불비상(佛碑像)과 백제 유민의 정치적 문제 231
나오며 건설적인 미술사 논쟁을 위하여 : 인문학의 불확정성 원리 240
찾아보기 248
책 소개
이 책은 한국불교미술사에 있어 주요 논쟁들을 소개한 책이다. 이 논쟁들을 시대순으로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한국불교미술사의 전반을 훑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더불어 이 책은 학자들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해 연구에 매진했던 것인지 이해할 수 있어 그간의 연구를 정리하고 나아가 앞으로의 미술사학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지침이 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논쟁을 검토하는 것은 비단 미술사학자뿐 아니라 모든 인문학자들에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많은 참고가 된다.
책 제목에 보이는 불꽃은 딱딱한 금속이나 돌 따위를 단단히 잡고 서로 부딪쳤을 때 튀어 올라 훨훨 타는 큰 불이 되어 누군가를 따듯하게 한다. 제 아무리 비싼 귀금속이나 수석이라고 하더라도 혼자서는 불꽃을 만들 수는 없다. 불꽃은 무언가를 새로이 만들고 자라게 하는데, 운동경기 중에 불꽃이 튀면 기록이 향상될 것이고, 사회 구성원 간에 불꽃이 튀면 ‘정반합’에 따라 사회가 더욱 발전할 것이다. 또한 불꽃이 학문의 영역에서 튀면 논쟁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학문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려면 진정한 논쟁이 필요하다.
작가는 “진정한 논쟁은 비난이 아니라 상대연구자에 대한 최대의 찬사이다. 깊이 읽고 이해하지 않으면 진정한 비판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치열한 논쟁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불교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갈 방향도 그 안에 담겨 있다.”라고 하며 한국불교미술사의 치열했고 치열하며 치열할 논쟁사를 『불꽃 튀는 미술사』로 정리하였다.
가령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의 편년 논쟁’에서는 미술사에 있어 가장 쟁점이 되는 소재 중의 하나인 편년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연가 7년’을 419 ․ 479 ․ 539년으로 비정하는 미술사학자와 문헌사학자의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불교도상학의 난제, 반가상은 미륵보살상인가’에서는 일본 코류지 반가상의 출처와 관련된 신라전래설, 백제전래설, 일본자생설에서부터 ‘반가상=미륵보살’설에 대한 찬반 양론을 제시하고 있다.
‘건축, 공예, 문헌의 삼중창 : 익산 왕궁리탑의 연대 문제’에서는 익산 왕궁리탑을 ‘백제계’가 아닌 ‘백제’ 탑으로 보고자 하는 견해가 제기되었으며, 이후 새로이 근거로 제시된 ‘익산천도설’, 일본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 미륵사지서탑 심초석 사리 봉안 방식 및 금속공예품 제작기법의 유사성 등에 대해 다루었다. 그러나 새로운 근거에 대한 반론도 있으며, 왕궁리탑을 고려 또는 후백제 작품으로 보는 견해도 새로이 등장하였음을 알려주고 있다.
‘사천왕사 출토 녹유소조상 : 사천왕인가, 팔부중인가’는 가설을 제시한 이후, 발굴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주어졌고 이를 통해 다시 수정된 가설을 제기한 과정을 보여준다. 신라 조각승 양지스님의 대표작인 사천왕사 소조신장상은 일제강점기 구제발굴 때 출토되었는데, 도상 및 일연스님의 『삼국유사』 기록을 바탕으로 사천왕상으로 보는 견해와 팔부신장으로 보는 견해가 대립하였다. 2006년 발굴을 통해 3개의 도상으로 두 탑에 48구의 신장상을 봉안하였음이 밝혀졌는데, 이러한 논쟁은 불·보살상에 집중되어 있던 도상학 연구의 범위를 비약적으로 확대해 주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쟁점들이 수록된 이 책은 우선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박물관에서, 야외에서, 혹은 책에서 보아왔던 작품들의 이면에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음을 새롭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는 몇 번이나 봤던 작품들을 낯설게 하고 다시금 찬찬히 보게 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목차에서 질문했던 물음에 대해 해답을 주지는 않는다. 저자는 대신 “인문학은 어쩌면 답을 비교하는 학문이 아니라, 불확실한 상황에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를 다루는 학문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실제 인간 사회의 모습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하는 것은,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으로는 방향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해석을 선택할 것인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열린 결말의 의미를 설명한다.
결국 이 책은 미술사 논쟁을 통해서 ‘미술사학자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는지, 어떻게 답을 찾아나가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문제를 제기하고,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한 미술사학자들의 다양한 노력을 알려주었다. 이제 남은 선택은 독자의 몫이다.